[리:리딩 re:reading 01 리뷰]
Future Greats Archive: Hannah Black (2016)
By Heather Phillipson
https://artreview.com/features/2016_future_great_hannah_black_2018_update/
글과는 별도로 Black의 작품이 궁금하다면 http://www.aqnb.com/20…/…/26/an-interview-with-hannah-black/
Puppies Puppies at Overduin & Co, Los Angeles
By Jonathan Griffin
https://artreview.com/reviews/ar_jan_feb_2018_review_puppies_puppies/
Puppies의 관련 작업 이미지는
http://www.greenghosts.net/
[Re:Reading] 첫 번째 시간은 ArtReview에 실린 글 두 개를 다루었다. ArtReview는 1949년에 시작한 현대미술잡지로, 비평, 리뷰, 르포르타주 등 다양한 시선으로 현대 미술을 조망한다. 특이점은, 아시아 미술에 집중하는 자매지 ArtReview Asia도 있다는 점. 잡지 외에 아티스트 북 등도 만든단다.
[Re:Reading]에서 살펴본 첫 번째 글은 Future Greats 코너에 Heather Phillipson이 기고한 Hannah Black에 대한 것.
Phillipson은 Black을 텍스트, 비디오, 오브제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젠더, 인종, 계급, 섹스, 섹슈얼리티, 사랑, 억압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작가로 소개한다. 그러면서 어떤 하나의 매체/메시지에 눈가림 당해 작가를 규정하지 말고, Black이 신체와 신체의 내부에 무게를 두고, 우리가 육화된 자신(incarnate selves)을 바라보도록 몰아치는 것을 느껴보라 권한다.
Black의 작품은 겉보기엔 가볍고 거칠고 감각적이지만, 그 안에서 작가는 '가죽을 벗기는 형벌(flaying)'을 내리는 듯한 공세를 벌인다고 말한다.
이어서 Phillipson은 "상어는 잠을 자지 않는다...늘 깨어 경계한다"는 시인 Lyn Hejinian의 말을 인용하며, Phillipson은 Black이 바로 그런 상어와 같은 깨어 있는 사유가이자 작가라고 칭송하는데...
[Re:Reading]을 함께한 멤버 전원은 Phillopson의 글을 통해 짐작한 Black의 작품과 실제 작품의 괴리를 느끼며, 글을 이루는 단락 네 개를 왔다 갔다 다시 읽고 또 읽으며 토론했더랬다.
글쓴이가 작가를 평하면 사용한 대가적 면모, 표현의 위력, 독보적 재능이라는 단어를 단순한 수사가 아닌 어떤 것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글 자체의 설명과 설득이 부족했다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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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ture Greats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관계에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한 예술가를 다루는 코너. 우리나라의 '헬로 아티스트'처럼, 전 세계의 예술가, 비평가, 큐레이터가 패널로 선정되어 이 코너에서 소개할 작가와 작품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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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글은 Reviews 코너에 Jonathan Griffin이 기고한 Puppies Puppies의 Overduin & Co(Los Angeles) 갤러리 전시 리뷰.
Griffin은 Tracey Emin, Chris Burden, Abramovic과 같이 일상의 맥락을 전시장 안으로 가지고 온 작가들을 소개하며 글을 시작한다. 그리곤 이들과 같은 출발선에 있으면서도 Puppies Puppies가 다른 점을 하나씩 짚어간다.
Griffin에 따르면, 이 작가는 자의식 안에서 발동되는 문화적 필터를 통해 레디메이드를 다루고, 이때 고도로 계산된 여러 겹의 위장을 중시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완벽한 리얼리티를 구현한 것 같은 전시장 안에서 관객이 '삐끗-하며(slippage)' 완벽함 속에 숨어 있던 구멍에 빠질 때, 작가가 고안한 완벽한 현실(일상을 그대로 옮겨온 전시/장)은 지금까지의 어떤 짐작도 무산시킨다.
Griffin은 앞선 Phillipson보다 작품 안으로 들어가 설명해서, 글의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유기적으로 읽혔다. 그러나 정해진 지면 안에서 작품의 기본 정보와 맥락까지 다루면서 독자를 이해시키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방증하기도. 하지만 완벽한 정보를 주지 않는 글을 읽는 도중에 찾아오는 '삐끗함'의 순간, 이때 느끼는 해석의 자유로움 또한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