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딩 re:reading 02 리뷰]
Preis der Nationalgalerie 2017 at Hamburger Bahnhof, Berlin
By Raimar Stange
https://artreview.com/reviews/ar_jan_feb_2018_review_preis_der_nationalgalerie_2017/
Hayley Silverman, ‘Entering Heaven Alive’
BY Chelsea Hodson
https://frieze.com/article/hayley-silverman-entering-heaven-alive
이 날 읽은 텍스트 중 하나는 artreview의 review 코너에 실린 Preis der Nationalgalerie 2017 (National Gallery Prize 2017)과 관련된 기사였다.
네 명의 후보자 - Sol Calero, Iman Issa, Jumana Manna, 그리고 Agnieszka Polska는 모두 여성이며 베를린 태생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국수주의적 우파 포퓰리즘과 미소지니(여성혐오)가 득세하는 시점에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네 명의 이 후보자들은 이런 결정의 이면에 정치적인, 또 후원 관계가 얽혀있으며, 전시를 위한 어떤 돈도 받지 못했다고 항의했다. 이들이 내놓은 성명서는 세 번째 리:리딩 시간에 읽어볼 예정.
첫번째 소개된 카라카스 출신의 Sol Calero는 Amazonas Shopping Center(2017)라는 여러 개의 설치 작업을 한데 묶은 작업을 내놓았는데, 헤어살롱, 살사 연습실, 인터넷 카페, 여행사, 환전소 등과 같은 공간을 싸구려 쇼핑 컴플렉스 안에 모아놓은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이국적 클리셰가 되어왔던 관능적인 캐리비안의 미감으로 휘감긴 이 곳에서 일어나는 돈의 순환은 세계화가 야기한 불안정/불확정적성(precarity)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둘째, Iman Issa는 카이로 태생이며, 엄격하고 경직된 개념성에 집중한 Heritage Studies(HS, 2015-17)를 선보였다. 미니멀아트나 고대 유물처럼 보이는 이 기하학적인 조각은 단순한 모방 복제가 아닌 과거에 대한 작가의 인상을 해석, 구조화한 것이다.
세 번째. 프린스턴 출신의 Jumana Manna는 다큐멘터리 비디오 프로젝트 A Magical Substance Flows into Me (2015)를 포함한 몇몇의 작품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제일 흥미로웠던 작업. 1930년대 팔레스타인 전통 아랍 음악과 라디오 프로그램을 리서치한 유대인 민족학자 Robert Lachmann의 작업을 탐사하는 것으로 시작하며, 이 작업에서 다뤄진 것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그룹에 속하는 팔레스타인의 음악가들을 찾아내, 바로 그 음악을 연주하게 하여 영상에 담아낸 것이다. 역사와 현재 사이를 긴장되게 오가는 작업으로, 몇몇 장면은 오늘날 팔레스타인의 생활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뮤지션들의 아파트에서 촬영되었다.
마지막으로 수상자이기도 한 Agnieszka Polskas. 작품 What the Sun Has Seen (Version II) (2017)은 2채널 비디오이며, 실제 일상 장면과 컴퓨터로 만든 이미지를 합쳐 만들어졌다. 일상의 평범한 장면들과 함께 태양과 지구의 이모지가 등장해 때로는 유머스럽게, 때로는 진지하게 환경 문제를 이야기한다고. 그러나 이 리뷰의 작성자 Raimar Stange는 부정적으로 이 글을 끝맺는데, Polskas의 작업의 흥미요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약점이기도 한 바로 그 smart(영악한?으로 번역해 보았다)한 대중문화적 요소의 함정에 빠졌다고 말한다. 그는 이 수상이 Documenta 14에서 논의된 바 있는 '정치적 예술은 그 스스로 행동할 때에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과 어긋나면서 경솔하고 부당하게 내려진 결론이라고 글을 마친다.
읽고 난 감상은, 음. 부정적인 결론으로 글을 마칠거라면 좀 더 근거가 될 만한 이야기들을 풀어내줬으면 좋겠다는 것? 한 두 문장으로 '부당하고 경솔하게 내린 결론'을 뒷받침하기에는 설득력이 없었다.
다음 읽은 텍스트는 Hayley Silverman의 ‘Entering Heaven Alive’전시에 관련된 것으로 FRIEZE에 실린 Chelsea Hodson의 글이다.
이 텍스트는 작업 자체보다는 작업을 설명하는 것을 어떻게 영어로 쓰는지에 대한 참고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작업은 글쎄...
여하튼 작업들은 뭔가 흐릿하고 투명하고 겹치고 하는 것들로 이뤄져있으며, 명쾌하게 이분법적으로 나뉘지 않는 것, 그리고 반사되는 표면의 가능성들에 집중하고 있다.
You Are You, and I Am I (all works 2018)는 Fritz Perls가 쓴 “Gestalt Prayer”의 글 중 일부를 발췌해 손글씨로 써서 만든 작업이다. 뒷면에는 Langston Hughes의 1949년 시 ‘Theme for English B’에서 발췌한 것을 프린트하여, 오직 벽에 걸린 거울에 반사를 통해서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다른 작업은 두 대의 ohp 필름영사기에 놓인 유리나 채색된 슬라이드에 의해 벽에 어른거리는 빨강, 파랑, 흰색의 빛을 만들고 있으며, 다른 어두운 구석에서는 Entering Heaven Alive라는 전시 제목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축광안료과 제논으로 만들어진 백합 모양을 한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금방이라도 꺼질 듯 깜빡거리고 있다.
The Custodian 이라는 사진 작업은 나이든 여성이 누군가의 무릎에 누워 있는 사진인데, 그녀의 표정 역시 모호하다. 고통스러움인지, 무언가에 대한 희미한 안도감인지 명확하지 않다. 그리고 더 잘 보려고 다가가면 크롬 프레임 위에 반사된 우리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다.
Shirinking World에서는 브론즈 표면의 반사를 보기 위해, 관객들은 마치 다른 방에서 누군가 말하는 것을 들으려고 할 때 취할 법한 자세, 벽에 귀를 바짝 대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것은 이 세계와 다음 세계의 희미한 경계를 상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 간간히 등장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은유가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명확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 문장은 납득이 불가.
---
단어① silver and gold leaf-covered : leaf-coverd는 이파리가 아닌 박-으로 해석. 금은박을 입힌 이라는 뜻.
단어② a backdrop and a stage : 직역하자면 배경과 무대이지만, L자 모양으로 꺾인 오브제나 설치물에도 적용 가능함.
단어③ inaugural show : 데뷔전?
단어④ overhead projectors : ohp 필름 영사기
단어⑤ eponymous : 제목과 이름이 같은, 여기서는 전시 제목과 동일한 제목을 가진 작품 - 이라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