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딩 re:reading 14 리뷰]
Magali Reus: As mist, description at South London Gallery
From the May 2018 issue of ArtReview by Laura Smith
https://artreview.com/reviews/ar_may_2018_review_magali_reus/
34, 36, 38, 40, 42...
Magali Reus는 그녀의 전시에서 가상의 수위를 측정한다. 범람 수위 표시선을 연상시키는 희미한 스크래치들은 벽과 공간을 가로지르며 반복된다. 하지만 전시실에는 물이 없다. 이는 홍수가 올 것임을, 혹은 가뭄이 왔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 전시장 전반에 묘한 불안감을 주고 있다.
작가는 ‘화엘과 센티넬’이라는 시리즈의 ‘크레인’이라는 이름의 작품을 소개한다. 호텔 프론트 데스크의 모습을 한 오브제 위에는 캐스트된 양동이와 화병들이 넘어져 있고, 그 것들 위에는 티켓, 복권 등이 인쇄된 이미지가 붙어있다. 물체들은 콘크리트 색으로 칠해진 땅콩모양 스티로폼 포장재와 가느다란 흰 숫자들 뱉어낸다.
Magali Reus는 주로 손으로 만드는 물체에 산업적인 공정을 적용하고(혹은 반대로), 물체의 일상적인 기능과는 상반되는 재료를 사용한다. 깨지기 쉬운 포장재라던가 정교하게 수놓아 장식한 소방 호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것은 ‘익숙함’을 모호하고 규정지을 수 없는 것으로 남겨둠을 의미한다.
‘화엘’ 시리즈의 세 작품은, 파우더 코팅된 금속 배관, 버스 손잡이 틀의 모습을 한 구조물, 보일러 모양의 장식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인지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물체들을 확대, 계층화, 겹침, 반복 등을 통해 변형한다.
하루아침에 버려진 듯한, 시간 속에서 얼어붙은 것처럼 보이는 그녀의 작품들 사이로 다섯 점의 ‘센티넬’ 시리즈는 예기치 못한 긴박감을 선사한다. 윤색된 천 띠의 얼레로 이루어진, 소방 호스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독특한 성냥상자 모양의 이미지가 붙어있고, 녹아내린 것처럼 보이는 합성수지 명판과 함께 벽에 부착되어 있다. 여기에는 소화의 원인과 방법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작가는 인간이 분류하기를 열망하는 세계의 영속성에 대해 의심한다. 전시는 ‘안개’처럼, 건축적, 기술적으로 존재하지만 신랄한 부재로 인식되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 이다. 작가는 물체를 과거이든, 임박한 것이든, 홍수나 화재이든지간에, 재앙이라는 일련의 연관성 안으로 미끄러뜨린다.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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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작품을 묘사하는 것의 즐거움과 어려움, 한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작품 안으로 들어가는 전시 리뷰. 작가가 ‘재앙’을 은유하는 방법과 재료를 다루는 방법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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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Styrofoam packing-peanuts: 땅콩 모양의 스티로폼 포장재
relief: 부조, 양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