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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딩 re:reading 15 리뷰]

How Domenico Gnoli's Meticulous Paintings Reveal a Society—Like Ours—That Is Coming Apart at the Seams 
Luxembourg & Dayan
Ben Davis,  June 1, 2018 
https://news.artnet.com/exhibitions/gnoli-luxembourg-dayan-1295300


도메니코 그놀리Domenico Gnoli (1933–1970)는 37살에 요절한 이탈리아 출신 화가다. Luxembourg & Dayan에서 열리고 있는 그놀리의 전시에 기해 벤 데이비스Ben Davis가 쓴 리뷰 "그놀리의 정교한 페인팅은 무너져가는-우리를 닮은- 사회를 어떻게 드러내는가? How Domenico Gnoli's Meticulous Paintings Reveal a Society—Like Ours—That Is Coming Apart at the Seams"를 읽었다.

저자는 신체나 의복의 일부를 확대해서 그리는 그놀리 회화의 시각적 특징을 먼저 언급한다. 완벽한 만듦세, 꼼꼼한 구획, 섬세한 줄무늬, 선명한 색상 등 그놀리가 그리는 질서정연하고 아름다운 세계가 장인과 같은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준다고 평한다. 혹자는 몇 가지 특징 때문에 그놀리의 회화를 팝아트, 초현실주의, 혹은 60년대 잡지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보지만, 벤 데이비스는 "이 확대된 정물화는 멋 부리는 물질주의 에세이" 그 이상이라고 말한다. 옷을 입고 물건을 쓰는 인간 존재를 뒤로 보내버리고, 심지어 "장신구로 만들어진 부분들을 통해[서만] 알 수 있도록, 사람을 추상화하는" 회화라고 평한다.

비평가 존 버거John Peter Berger가 와토Jean-Antoine Watteau에 관해 쓸 때 "예술가를 뛰어넘는 예술가로 고취시키는 요소는 그의 작품이 가지는 양가성"이라고 했음을 주지시키면서, 데이비스는 그놀리가 바로 20세기 중반 이탈리아의 귀족적, 물질 만능주의적 리얼리티를 드러내면서도, 전통적 요소를 지니고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정물화이면서 동시에 "지나친 근접성이 우리에게 추상이 그 내부에서부터 먹어치우는 리얼리티" 회화라 칭한다.

존 데이비스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이러한 페인팅의 단정지을 수 없음(unplaceableness)은 그것들이 묘사하는 세련된 구세계에 대한 양가성[화려함과 무상함]의 반영인 듯 느껴진다. 60년대 문화적 에너지를 전환하는 일 사이에서, 그만의 지식 과잉에 의해 사로잡힌 것처럼 말이다. 그러한 방식으로, 그의 페인팅은 그들의 시대와 도래할(따라올) 시대를 감지한다."

회화의 소재와 표면에서 시작해, 그것이 그려진 시대상을 작품과 엮어내는 인상적인 리뷰였다. 그놀리가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했던 1960년대 이탈리아의 상황에 해박하지 못해, 그의 회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없음이 아쉬울 정도로. 대규모 설치작업이나 뉴미디어를 사용한 작품들 사이에서, 그놀리의 작품과 같은 Meticulous Painting이 주는 정연함과 긴장감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