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딩 re:reading 202 리뷰]
Dual Identity: ‘Postface’ by Walid Raad at Sfeir-Semler Gallery
by Kasia Maciejowska
https://www.apollo-magazine.com/dual-identity-postface-walid-raad-sfeir-semler-gallery/
레바논 출신 작가 왈리드 라드Walis Raad의 개인전 《후기 Postface》(2014, Sfeir-Semler Gallery)의 리뷰를 읽었다. 저자 카시아 맥시에조브스카Kasia Maciejowska는 라드가 장기간 진행해온 두 개의 주력 프로젝트 〈아틀라스 그룹 The Atlas Group〉(1989-2004)과 〈내가 부인할 수 있는 것을 긁기: 아랍 세계의 미술사〉(2007~ )의 일부가 이번 개인전에서 두 개의 공간, 이중의 층위로 전시된 것에 주목한다.
갤러리 아래층 전시실에는 라드가 반 허구적 콜렉티브 〈아틀라스 그룹〉을 통해 레바논의 전쟁 역사를 다룬 사진 연작이 전시된다. 레바논 내전에서 벌어진 일들의 파편을 기록한 사진들은 범죄 장면, 무기, 인질들을 묘사하지만 종합적인 서사를 지우고 결론 없는 파편처럼 제시된다. 윗층 전시실에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이슬람 예술작품의 복제품을 전시했는데, 새로 라벨을 붙이는가 하면 추상적인 이미지로 새로 표현하기도 한다.
저자는 전시가 이중적인 구조를 취하지만, 전시장에서 두 개의 프로젝트를 모두 경험한 후에는 기록에 대한 라드의 지속적인 관심과 집착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음을 짚어 낸다. 이어서 라드가 꼼꼼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대상의 허물을 벗겨내고 미술, 전시, 미술관, 역사라는 큰 주제에 다가가는 격조를 지닌다며, 라드가 보여주는 개념과 형태의 조화로운 이중성을 극찬한다.
저자는 전시가 이중적인 구조를 취하지만, 전시장에서 두 개의 프로젝트를 모두 경험한 후에는 기록에 대한 라드의 지속적인 관심과 집착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음을 짚어 낸다. 이어서 라드가 꼼꼼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대상의 허물을 벗겨내고 미술, 전시, 미술관, 역사라는 큰 주제에 다가가는 격조를 지닌다며, 라드가 보여주는 개념과 형태의 조화로운 이중성을 극찬한다.
라드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맥시에조브스카가 쓰듯, 관람자가 라드의 작품을 본 뒤에 무언가 결론을 내리려 할 때마다 그것을 위태롭게 만들면서 작품과 끊임없이 대화하게 만드는 듯하다. 주된 서사가 마무리된 후, 책을 다시 뒤적이며 독자 개개인이 써나가는 후기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