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딩 re:reading 210 리뷰]
Nora Turato’s Spoken-Word Screen Language
By Hettie Judah
https://frieze.com/article/nora-turatos-spoken-word-screen-language
노라 투라토는 계속적 주의력 단편화(continuous partial attention, CPA) 상태를 탐구한다. 계속적 주의력 단편화란 한 번에 여러 개의 정보 소스에 주의를 기울이는 상태, 그렇기에 그 주의가 완전하지 못하고 단편적인 수준에 그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정보화 시대에 사는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것이다.
계속적 주의력 단편화는 온라인 텍스트의 히스테리를 발현시키는데, 바로 이 온라인 텍스트 히스테리가 투라토가 펼치는 구두 퍼포먼스의 기반이 된다. 그는 속사포로 말을 쏟아낸다. 완벽히 이해하기에는 너무 빨리 지나가기에, 관객은 그저 그 속도와 에너지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모터보트가 물 위를 스치면서 순식간에 앞으로 나아가듯이, 관객은 그가 하는 말들의 표면만을 겨우 스치면서 퍼포먼스를 따라간다. 이는 많은 것들이 유행을 타고, 절정에 달했다가, 사라지면서 생성되는 요즘 언어의 속도와 닮아있다. 이러한 온라인 언어를 작업의 재료로 삼는다는 점에서 노후화obsolescence라는 특성은 투라토의 작업에 이미 내재한다. 따라서 그는 퍼포먼스 일부를 새로운 언어로 계속해서 교체한다.
투라토는 오랫동안 음악에 흥미가 있었으나, 음악 산업 내의 뿌리 깊은 여성 혐오를 마주한 뒤 시각 디자인으로 전향했다. 지도 교수의 제안으로 학부 졸업 작품이었던 타이포그래피 영상에 쓰일 텍스트를 퍼포먼스 형식으로도 발표한 것이 퍼포먼스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가 아직도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 24살 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일 기회를 얻었는데, 비평가 아담 제스퍼가 묘사한 바에 따르면, 투라토는 ‘싸움이 막 일어난 듯이' 퍼포먼스를 시작했고 그것에 모두 깜짝 놀란 분위기였다고 한다.
퍼포먼스 자체의 에너지를 잠시 접어두고 계속하자면, 투라토의 작업은 콜라주 내지 전유로 볼 수도 있다. 최근에 그는 담뱃갑의 경고 문구를 닮은 프린트 작업을 제작했는데, 거기에 쓰인 텍스트는 이북에서부터 댓글 창까지 온갖 온라인 공간에서 볼 수 있는 모든 텍스트를 포함한다. 이러한 텍스트를 구성하는 대다수는 일종의 ‘단어 샐러드'인데, 제임스 브라이들이 근작에서 사용한 용어로, 검색이 가능하도록 컴퓨터가 컴퓨터를 위해 생성한 언어 패턴을 말한다.
그가 만드는 퍼포먼스 및 텍스트 작업의 전체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작업들이 기반하는 인포스피어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당신은 그 순간에 보고 듣는 것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